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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통합특별시 ‘속도전’에 가려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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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덕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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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남·광주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 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말 논의가 본격화한 지 두 달여 만이다.

6·3 지방선거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출 후 7월 통합특별시를 공식 출범시킨다는 로드맵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하지만 1986년 후 40년 만의 통합 소식 뒤에는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과 실질적 통합 등 난제들이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김선덕 사회2부 기자
김선덕 사회2부 기자

가장 큰 문제는 통합의 실효성을 담보할 ‘재정적 뒷받침’이다. 특별법은 통합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한다고 명시했지만 정작 핵심인 재정 지원책은 대거 빠졌다. 당초 시·도가 요구했던 국세 교부 특례, 내국세 정률 지원(1.2~1.3%),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별도 계정 설치 등 주요 쟁점들이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 논란 속에 대부분 삭제됐다.

현재 법안에는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원칙적 문구만 남았을 뿐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확실한 재정 설계 없이 통합을 추진할 경우 행정 비용만 늘어나는 ‘무늬만 특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역통합교부세’ 신설처럼 법정률 인상을 통한 안정적인 재정 구조 마련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통합의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광역의원 정수 조정’ 문제도 시한폭탄이다. 현재 광주(23석)와 전남(61석)의 의석수는 인구 대비 큰 격차를 보인다. 광주는 인구 6만명당 1석이지만 전남은 2만9000명당 1석이다.

특별법은 “지역 대표성을 고려해 노력한다”는 모호한 부칙만 뒀을 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 상태로 통합 의회를 구성할 경우 인구가 적은 전남 측이 의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게 돼 ‘투표 가치의 불균형’과 ‘광주 소외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 간 ‘세 대결’과 ‘편가르기’로 번져 행정 마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아쉬운 대목은 ‘민주적 절차의 부재’다. 320만 시·도민의 삶을 바꾸는 중차대한 결정임에도 주민투표라는 직접적인 의사 확인 절차는 생략됐다.

여론조사와 공청회로 대체된 의견수렴 과정이 과연 충분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행정통합은 단순히 지도 위의 경계를 지우는 일이 아니다. 생활권과 경제권을 하나로 묶어 지방 소멸에 대응하는 생존전략이어야 한다.

그러나 재정적 기반은 미약하고, 정치적 갈등 요인은 남겨둔 채 ‘속도전’에만 매몰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공식 출범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이제라도 정부와 정치권은 ‘선언적 통합’을 넘어 ‘실질적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6월 지방선거는 통합특별시의 방향을 결정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충분한 검증 없이 ‘깜깜이 선거’로 초대 특별시장을 뽑게 되는 상황 역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속도전에 가려진 아쉬움을 확신으로 바꾸는 길은 결국 구체적인 실행력에 달려 있다. 그 실행력은 6월 지방선거에서 320만 특별시민의 선택을 받게 될 초대 특별시장이 증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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