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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배의공정과효율] 악질 경제범죄, 담합 뿌리 뽑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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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이익보다 과징금 등 기대비용 커야 근절
손해배상액 상향… 자진신고제 창구 일원화해야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었다. 이란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로 치솟은 기름값이 산업 전반을 짓누르면서 생활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공급 부족이 초래한 코스트푸시(cost-push) 인플레이션을 잡는 건 쉽지 않다. 원유는 산업 전반의 생산요소이므로 어느 정도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비용이 상승하더라도 경쟁이 살아 숨 쉬면 경쟁사를 의식해 가격 인상 자체를 주저하거나 덜 올리거나 뒤로 미루기도 한다. 하지만 담합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설탕·밀가루·전분당·삼겹살·기름 등의 국민생활 밀접 품목의 담합조사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이유다.

김형배 더킴로펌 고문 연세대 경제·법무대학원 겸임교수
김형배 더킴로펌 고문 연세대 경제·법무대학원 겸임교수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도 취임 6개월 인터뷰에서 고질적인 담합을 뿌리 뽑기 위해 “담합 반복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언급했다.

 

담합은 가장 악질적인 시장 반칙행위다.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털어 기업의 배를 채우고 경제성장도 갉아먹는다. 그런데도 왜 뿌리 뽑히지 않고 반복될까. 담합으로 기대하는 이득이 제재 수준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담합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담합으로 얻는 기대이익보다 적발 시 제재받는 기대비용이 더 훨씬 더 커야 한다.

 

담합으로 얻게 되는 기대이익은 가격 인상으로 얻은 초과이익과 경쟁 회피에 따라 줄어든 비용의 합이므로 정부가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담합의 기대비용을 높여야 담합을 뿌리 뽑을 수 있다.

 

담합의 기대비용은 적발 시 부담하는 제재 수준과 적발 확률, 그리고 법원에서의 최종 승소율에 의해 좌우된다. 담합 제재의 대표적 수단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하는 과징금이다.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율을 대폭 올리는 과징금 고시 개정은 올바른 방향이다. 담합으로 피해를 당한 구매자들이 제기하는 손해배상액 크기도 담합 억지력에 영향을 준다.

 

공정거래법상 손해배상액의 크기는 실제 손해액의 3배 범위 내이나 법원이 3배 배상에 인색하다고 한다. 담합 억지력을 위해서는 실제 손해액의 3배에 가깝게 배상액을 결정하거나 미국과 같이 정확히 손해액의 3배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좋다. 담합에 대한 형사벌은 징역 3년과 벌금 2억원이 상한이나 개인의 경우 대부분 집행유예로 처벌하고 있다. 개인 형벌이 담합 억지력에 좋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은 만큼 담합 가담 개인 형벌에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담합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발률도 높여야 한다. 담합 적발의 가장 유용한 수단은 자진신고제다. 자진신고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제도에 대한 신뢰가 생명이다. 자진신고 접수처가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로 이원화되어 있다. 양 기관의 지위 인정 여부나 순서가 다를 경우 신고하고도 혜택은커녕 제재받을 수 있어 신고 자체를 꺼리게 된다. 자진신고제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경쟁당국이 자진신고를 접수·관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접수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

 

담합을 적발하고서도 소송에서 지면 억지력이 줄어든다. 교묘한 담합의 속성상 직접 증거를 잘 남기지 않는다. 직접 증거가 없는 담합, 특히 정보교환 담합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패소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조사 단계부터 증거를 찾고 분석하는 실력을 키워야 하고, 조사와 송무 직원들의 협조도 더 원활해져야 한다. 유능한 대리인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소송 예산도 더 확보해야 한다.

 

김형배 더킴로펌 고문 연세대 경제·법무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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