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의 폭탄 못지않게 말 폭탄이 무시무시하다.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국토를 초토화하여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했다. “하나의 문명이 완전히 사라질 것” “지옥문 열리기까지 48시간 남았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란의 맞대응도 살벌하다. “지역 전체가 불타게 될 것”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타협하는 자들에게 죽음을”이라고 위협한다.
전쟁에서만이 아니다. 사람들 일상에서도 말 폭탄은 자주 터진다. 커뮤니케이션 학자 인판테(Infante)는 위글리(Wigley)와 함께 처음으로 말 폭탄을 ‘언어적 공격’(verbal aggression)으로 개념화하고,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거나 변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의 자아개념을 공격하여 상처를 주고, 상대방이 자기 자신에 대하여 비하하거나 부정적으로 느끼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행위”로 정의했다. ‘자아 개념에 대한 공격’은 타인의 말에 대해 정확하지 않다고 말하는 대신 ‘너는 거짓말쟁이’라고 상대의 정체성과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위협·성품·역량·조롱·저주를 포함하여 언어적 공격은 다양한 유형을 포함한다(‘Aggressiveness’, Infante). ‘위협’은 상대에게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야기하는 공포심을 조성하여 자신이 바라는 행동을 강제하려는 행위이다(예: ‘이것을 하지 않으면, 너는 패가망신할 것이다’). ‘성품’에 대한 공격은 “너는 사기꾼이다”와 같은 말이다. 욕설과 상스러운 말을 사용하여 분노를 표현하면서 상대의 정체성을 욕설의 의미와 등치하고 굴복시키려는 경우가 전형적이다. ‘역량’을 문제시하는 공격은 상대의 일하는 능력에 대한 부정이다(예: ‘너는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 ‘조롱’은 상대를 흉내 내고 놀리는 유형이다. 신체와 관련하여 놀리는 행위인 ‘네 코는 돼지코, 딸기코’와 같은 공격이다. ‘저주’는 누군가에게 불행이 닥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예고한다(예: ‘지옥에나 가라’). 서로 다른 문화권은 독특한 자기 방식의 저주 유형을 가지고 있다.
언어적 공격을 지속해서 당하면 당혹감으로 심리적 상처와 고통이 발생하고 자신이 유능하지 않다고 느끼고, 일이나 활동에 대한 의욕이 꺾이는 부정적인 영향에 시달린다. 이러한 피해는 신체적 피해보다 오래가기도 한다. 특히 어린 시절에 겪게 되면 평생에 걸쳐 트라우마로 작용하며 고통을 줄 수 있다. 타인을 상징적·물리적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는 매우 흔한 현상이다. 파괴적인 말에 대한 엄격한 대처가 필요한 까닭이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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