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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월드컵 흥행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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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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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미국·멕시코·캐나다) 월드컵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는 1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미국-파라과이 개막전 티켓이 아직 2200여석이나 팔리지 않았다. 이 좌석들은 최저가가 1940달러(약 300만원)에 이른다. 수천 달러에 달하는 고가 좌석은 미판매분이 많고,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일부 경기 입장권은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일부 좌석을 의도적으로 판매 대상에서 제외한 뒤 가격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이 뉴욕, 뉴저지 검찰로부터 소환장을 받아 어수선하다.

호텔 예약도 신통치 않다. 미국호텔숙박협회(AHLA)의 지난 4일 설문 결과, 호텔업계의 약 80%가 월드컵 기간 예약률이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캔자스시티에서는 10곳 중 9곳이, 샌프란시스코·시애틀·보스턴·필라델피아에서는 약 80%의 호텔이 예약 부진으로 한숨만 쉬고 있다. 외국인 방문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쳐서다. 평소보다 4~5배 치솟은 항공료, 숙박비로 비용 부담이 늘고, 미국·이란전쟁 등 불안한 정세로 안전 우려까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과 비자 발급 지연도 전 세계 원정 팬들의 미국 방문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월드컵 개막 전에 이란전쟁을 서둘러 마무리짓거나 갈등 상황을 최대한 정리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이란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 뜻대로 될지 의문이다. 과달라하라 등 멕시코의 월드컵 개최 도시들도 마약 범죄 등 불안한 치안 탓에 관광객이 예상보다 적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조별 예선 3경기가 평일 오전에 열리고,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반감 등으로 월드컵 열기가 이전 같지 않다.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월드컵 무관심’을 우려할 정도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월드컵을 치른 뒤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발표하며 분위기 수습에 나선 이유다. 결국 대표팀 성적이 흥행의 열쇠가 될 것이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역대 최강의 전력을 보유한 대표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크다. 대표팀이 새로운 신화를 써 흥행도 살아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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