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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와 ‘우리 애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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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수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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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통하던 교실 사라졌지만
숱한 민원에 교사 권위도 사라져
드라마 속 ‘참교육’에 모두가 열광
극단 넘어 균형 잡힌 제도 세워야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영화 ‘친구’에 나오는 이 짧은 대사는 1980년대 교실 풍경을 반영하며 수십년간 다양한 ‘밈(Meme)’을 낳았다. 교사가 학생의 뺨을 꼬집고 때릴 준비를 하며 ‘호구조사’를 하는 장면인데, 그 시대를 경험한 세대는 극사실주의 장면에 공감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1980∼1990년대를 그리는 영화와 드라마에는 이런 장면이 단골로 등장한다. 교실 내 교사의 폭력이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자행됐던, ‘야만의 시대’였다.

정진수 문화체육부장
정진수 문화체육부장

흔히 예술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시대의 교실을 투영하는 ‘거울’이 최근 호응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 얘기다. 드라마는 교권이 무너진 시대, 교권보호국이라는 교육부 산하의 가상조직이 무너진 학교를 바로잡는 이야기를 담았다. 정치인 부모의 권력을 믿고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는 학교폭력 가해학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왜곡된 정보를 올려 교사를 집단공격 대상으로 만드는 학생, ‘참스승’인 척하면서 시험지를 빼돌려 사익을 챙기는 비리교사, 젊은 교사에게 민원을 쏟아내며 괴롭히는 진상 학부모와 촉법을 ‘방패막이’로 내세워 마약·조폭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이 드라마에 등장한다. 이미 뉴스를 통해 많이 접했던 소재들이다.

해외의 반응도 뜨겁다. 공개 첫 주에 곧바로 넷플릭스 전 세계 비영어권 TV부문 1위에 올랐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나온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교사들은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참혹하다”고 입을 모은다. 드라마에서처럼 ‘아동학대’가 될까봐 자는 아이를 깨우지도, 다른 친구에게 피해를 주는 아이를 제지하지도 못한다. 아이를 흔들어 깨우면 폭행, 친구들이 깨우게 하면 아동학대, 놔두면 방임이라는 드라마 장면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주민 민원에 학교 운동회가 쉽게 사라지고, 운동장 문이 닫히기도 한다.

‘개그우먼이 아닌 인류학자’로 불리는 이수지의 유치원 교사 패러디 영상이 큰 호응을 얻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영상 속 교사는 아이를 가르치는 일보다 학부모의 연락에 대응하고 각종 민원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 애는요”로 시작해 “애 아빠가 화가 많이 났어요”로 끝나는 학부모의 민원 패러디를 본 많은 교사가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온다”고 말할 정도다.

법과 제도의 한계에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과 달리 드라마 ‘참교육’은 제목 그대로 ‘사이다’ 응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준다. 드라마가 인기를 얻자 “현실에도 교권보호국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어디선가 홀연히 해결사가 나타나 복잡한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엔딩은 판타지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다. 백번 양보해서 드라마 교권국 나화진(김무열 역)처럼 실제 특수부대 출신 직원을 배치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직원이 어마어마한 ‘조폭 지망 학생’에게 맞으면 그다음은 어떻게 하나. ‘더 센’ 군부대를 상주시킬 수는 없지 않겠나.

우리는 지난 20~30년 동안 교사의 권위가 학생의 인권을 억압하던 시대와, 학생 인권 보호라는 이름 아래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마저 위축된 시대를 모두 경험했다. 그리고 양 극단이 모두 교실을 건강하게 만들지 못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많은 사람이 이미 답을 알고 있다. 학생 인권과 교권은 원래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다. 학생 인권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고, 교권은 교사를 위한 특권이 아니라 아이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교실에서 한 명의 학생이 수업을 무너뜨릴 때 피해를 입는 것은 교사가 아니라 함께 공부해야 하는 다른 학생들이다. 드라마 ‘참교육’ 속 교육부 장관의 “교권은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는 보루”라는 대사처럼.

“때려서라도 가르친다”는 것은 수사일 뿐, 교실이 학생을 억압하고 폭력으로 응징하는 것을 학습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큰 사회로 나가기 전, 질서와 절차를 배우는 공간이어야 한다. 지금 학교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극단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 모두를 보호하는 균형 잡힌 제도와 책임 있는 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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