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재평가로 미래 투자여력 확대…
국민 반도체 주 자리에 등극한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륙한다. 이번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절차를 무사히 마무리 하면 40조원에 달하는 투자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확보한 실탄으로 각종 생산 시설을 유치 세계 반도체 시장 쟁탈전의 고삐를 취한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는 10일 나스닥 시장에 ADR을 공식 상장해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밝혔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전체 발행 주식의 약 2.5%인 최대 1779만주(ADR 기준1억7790만주)를 신주로 발행하기로 했다. ADR 기업공개(IPO) 가격은 주당 149달러로 확정했다. ADR 가격결정일 기준(7월 9일) 환율 1509.9원으로 환산하면 224만9751원이라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265억7100만달러(40조230억7029만원)를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의 미국 증시 상장 조달액(250억달러)을 뛰어넘어 외국 기업의 미국 IPO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IPO 기준으로는 지난달 상장된 스페이스X(857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공모 절차가 마무리되는 오는 14일에는 40조원 규모의 공모 대금이 SK하이닉스에 납입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능력(캐파, CAPA)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등하는 상황에 맞춰 생산 시설을 빠르게 증설한다는 목표다. 조달할 자금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기계장치 등 건설 및 시설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2027년 말까지 도입 예정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도 11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에 여전히 무게가 실린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75∼80%에 달할 것으로 보면서 공급 부족에 따른 호황이 적어도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에서는 마이크론이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 14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라인 구축에 나선 것도 이번 슈퍼사이클 효과의 극대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핵심 사업으로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광주 군 공항 부지에 조성되는 등 글로벌 반도체 증산 경쟁이 한창이다.
주가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확고한 세계 1위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과 영업이익 모두 3위인 마이크론과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이크론보다 20∼40% 낮게 평가되고 있다. 이번 상장은 글로벌 투자 접근성 제고를 통해 이 같은 저평가 상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ADR 상장 추진에 대해 “한국 주주들뿐 아니라 미국·글로벌 주주들에 노출될 수 있어 더 글로벌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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