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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사건이 던진 숙제… ‘자치경찰제’도 우려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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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진 사회부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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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이 ‘검찰 보완수사권 존폐’ 논쟁으로 번지고 있지만 경찰 내부에선 다음 문제는 ‘자치경찰’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번 사건이 순경부터 경감까지 한 지역이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서 부대끼며 자라온 경찰관들의 형님 문화를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출범부터 자치경찰제를 경찰 분야 국정과제 중 하나로 밀고 있다. 국가경찰 중심의 현행 체제에서 지역의 자치경찰로 조직과 인사, 재정 등 권한을 분산한다는 취지다. 지난 2일 국무조정실에는 범정부협의체가 출범하며 논의가 본격화했다. 현재 논의 중인 자치경찰제는 성범죄를 다루는 여성·청소년 분야가 포함돼 있다. 피해자 보호나 예방 측면에서 지자체와 협업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목소리도 있지만 장윤기 사건처럼 경찰을 넘어 정치권, 기업, 지역 언론 등 지역 토호 세력과 유착으로 번질 수 있다는 걱정도 적지 않다.

안승진 사회부 기자
안승진 사회부 기자

특히 이번 사건은 뿌리 깊은 지역 내 형님 문화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수사 경찰들은 피의자의 아버지가 동료 경찰이라는 이유로 “선배님”이라며 수사상황을 순순히 털어놨다. 긴급체포된 피의자인데도 열흘간 3차례 면담을 주선했고, 피의자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사실을 숨기자는 모의까지 오갔다. 지역의 한 경찰관은 “광주만 해도 경찰서가 5개밖에 안 되는데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형님, 동생”이라고 털어놨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주요 사건이 드문 일부 지역에선 경찰이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는 관성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경찰 내부에서 수사력을 제고하려는 노력은 계속됐음에도, 이번 사건에선 통화 내역을 제대로 조회하지 않거나 증거물을 누락하는 등 수사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 공정성을 담보할 내부 장치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수사관이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수사를 맡아도 스스로 수사배제 신청을 하지 않는 이상 이를 강제할 장치는 없었다. 수사정보 유출 시 사후 처벌하는 정도가 유일한 견제 수단이었다. 경찰은 뒤늦게 경찰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수사제도가 바뀔 때마다 혼란과 피해를 감당하는 것은 결국 국민이다. 보완수사권이나 자치경찰제 같은 변화를 논하기 전에 현재 경찰이 이를 온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 되는지부터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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