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1월 연 3.25→3.50%로 인상한 후 3년6개월만의 통화긴축이다.
한은 금통위가 통화정책의 방향 키를 돌린 것은 물가 안정 필요성이 커진데다 수출 호조로 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는 것도 인상 결정에 힘을 실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3월 2.2%에서 4월 2.6%로 높아진 데 이어 5월 3.1%, 6월 3.2%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17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내외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체감 물가 수준을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3월 2.3%, 4월2.9%에서 5월 3.3%, 6월 3.4% 등으로 상승 추세다.
반면 최근 경기 호조는 금리 인상의 부담을 덜어줬다.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8%에 달해 2020년 3분기(2.3%) 이후 5년6개월만에 최고치였다. 반도체 등의 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명목 GDP 성장률은 10.5%로 1976년 1분기(13.0%) 이후 50년 만에 최고였다. 매월 수출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움에 따라,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1230억5000만달러)의 두배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한은도 8월 회의에서 전망치 상향 조정이 확실시된다. 앞서 5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내놓았다.
가계부채 급증과 주택가격 상승도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선 주요인이다.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한달 전보다 7조6000억원 늘어 2024년 8월 이후 1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최근 공급 부족 우려와 추가 가격 상승 기대 등에 연율 환산 10∼15% 수준의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연 3.50∼3.75%)의 정책금리 격차는 1.2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축소됐다. 양국 정책금리 격차는 2023년 2월 1.25%포인트에서 3월 1.50%포인트로 확대된 후 3년4개월 만에 좁혀졌다. 한미 금리차 축소는 원화의 기초가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금리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5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나 성장, 환율,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향후 금리인상을 시사했고 이후로도 여러 차례 인상 기조를 강조했다.
시장의 관심사는 향후 금리 인상의 횟수와 속도·폭이다. 금통위가 올해 8월이나 10월 기준금리를 한차례 더 0.25%포인트 인상하리라는 것이 대체적 전망이다. 인상 사이클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져 최종 금리가 연 3.25∼3.50%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금통위는 2024년 10월과 11월, 지난해 2월과 5월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00%포인트 인하했다. 이후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년2개월간 8연속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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