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뉴스의 힘을 느꼈다. 인간이 만든 놀라운 발명품인 뉴스에 대한 평가가 이런저런 이유로 추락하던 중에 모처럼 반등이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국회의원의 사퇴를 보면서다. “보면 볼수록 잘 된 인사”라는 여당 대표와 ‘보증한다’는 법사위원장과 여당 법사위원들의 절대 옹호 속에 대통령의 임명은 예정된 듯했다. 청문회 경과보고서도 여당은 밤 11시가 지난 야밤 중에 확신에 차서 처리했다. 야당, 시민단체, 시민의 비판은 찻잔 속의 태풍도 못 되는 미풍으로 보였다.
다만 지명 이후에 뉴스는 일반 시민이 알 수 없었던 후보자에 대한 의혹과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검증 정보를 쉴 새 없이 실어 날랐다. 사퇴 전에는 ① 후보자를 오빠라 부르는 브로커의 부탁을 받고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전화로 한 청탁, ② 배우자와 자녀의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③ 청문회에서 한 답변의 사실 유무, ④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주장한 모임의 대표로서 공소 정책에 권한을 가지는 법무부 장관직을 맡는 것에 대한 적절성, 사퇴 후에는 후보자의 전 보좌진이 청와대로 보낸 탄원서에서 제기한 ⑤ 성추행과 무마, ⑥ 추가 음주운전, ⑦ 보좌진에 대한 욕설·폭언, ⑧ 신약 건 외의 다른 청탁, ⑨ 경기도당 회계 문제에 대한 정보였다. 의혹에 대해 후보자는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되었다고 해명하였고, 일부는 수사의 대상이 되었다.
사퇴하는 2026년 9월19일까지 20일 동안 검증을 둘러싼 시끌벅적한 논란의 와중에서 뉴스는 폭과 깊이를 확대해 갔다. 국민은 나쁜 뉴스도 접하고 좋은 뉴스도 접했다. ‘나쁜 뉴스’는 정파적이고 편향된 내용과 결론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뉴스다. ‘좋은 뉴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전하는 내용의 정확성(accuracy)을 지키려고 하고, 논란에 관련된 당사자(후보자 포함)의 입장을 함께 알려주는 공정성(fairness)을 유지하는 뉴스이다. 후보자의 사퇴는 ‘좋은 뉴스’가 ‘나쁜 뉴스’를 물리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뉴스는 세상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정보, 사건, 해프닝을 사람들과의 관련성, 유용성, 흥미성을 선택적으로 고려한 보도(‘News reporting and writing’, Brooks 등)로 “공적인 삶의 풍조를 조성하고 우리 각자의 테두리 너머에 있는 공동체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유일한 힘”이고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현실을 만드는 으뜸가는 창조자다”(‘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탱 지음, 최민우 옮김). 오락 뉴스에 압도된 세상에서 정확하고 공정한 뉴스의 힘에 새삼 주목하고 기운을 북돋워 주어야 할 이유이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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