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감독 대상 4년 새 985명 증가
전담 인력은 되레 21명 줄어들어
재범 위험 판단도 담당자에 의존
준수사항 위반 없어 경보 안 울려
“사회적 관심 끌려고 범행” 진술
“AI 위험경고 체계 구축” 목소리
인천 도심 한복판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흉기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이 범행 당일 보호관찰관과 면담할 때도 흉기를 소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자감독 대상자는 늘고 관리 인력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범 위험 징후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체계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자감독 대상자는 2022년 4316명에서 올해 8월 5301명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지도감독 전담인력은 255명에서 234명으로 21명 줄었다. 전담인력 1인당 관리 대상자도 17.1명에서 20.3명으로 증가했다. 법무부는 앞서 전담직원 1인당 관리 대상을 12명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157명 증원 방안을 추진했지만 현장 부담은 여전하다.
전자감독은 전자장치를 통해 대상자의 위치를 추적하고 접근금지 등 준수사항 이행 여부를 감독하는 제도다. 그러나 위치정보와 준수사항 위반 여부만으로 대상자의 심리 상태나 행동 변화에 따른 재범 위험까지 파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전에 설정된 접근금지 구역 등을 벗어나지 않고 저지르는 범행까지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생체정보 등을 활용하는 차세대 기술이 도입되면 일부 보완할 수 있겠지만, 기본권 침해 우려를 고려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인천에서 흉기난동을 벌인 피의자 최모(59)씨는 전자발찌를 훼손하지 않은 채 상가에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다. 최씨에게는 심야시간 외출 제한과 피해자 접근금지 등 준수사항이 부과돼 있었지만, 범행 당시 위반사항이 없어 전자감독 관제 시스템에 경보가 울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씨가 범행 당일 오전 8시42분 자택에서 배낭을 메고 나온 뒤 흉기를 구입한 행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범행에 사용한 흉기 2개를 집에서 챙겨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보호관찰관과 점심 식사까지 한 뒤 약 70분 만에 범행했다. 지난달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돼 지난 6일 경찰 조사도 받았다. 당시 경찰은 다른 사람을 위협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구속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범행 일주일 전 조사를 받고 당일 보호관찰관도 만났지만 재범을 막지 못한 셈이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 측 신고로 경찰 수사를 받은 데 불만을 품었으며, 사회적 관심을 끌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자신보다 힘없어 보이는 사람을 골랐지만 살해할 목적은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전자감독 대상자의 위험 징후를 신속하게 평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대상자의 위험 징후가 새롭게 나타나더라도 이를 전문적으로 재평가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심리검사 등을 포함한 체계적인 재범 위험성 평가는 주로 재판이나 보호관찰 개시 등 특정 시점에 이뤄진다. 이후 긴급 상황에서 나타나는 위험 징후는 담당 보호관찰관이 개별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지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도를 평가하는 간이 도구는 있지만 활용 방식이 담당자마다 다를 수 있고, 여러 전문가가 함께 판단하는 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결국 담당 보호관찰관 한 명이 대상자의 위험도를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른 책임까지 감당해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전자감독은 실시간 업무인데 직원 한 명이 20명 안팎을 관리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신뢰할 수 있는 위험 경고체계를 구축한다면 보호관찰관의 판단을 보완하고 재범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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