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안착 강조하며 전담팀 구성
독립성 지적 속 20일 각의 참석?
감찰 받던 수사관 임용 드러나며
부족한 정원에 부실 검증 도마에
1호 신병 확보, 외국인 마약사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초대 수장에 취임한 김지용 청장이 시험대 앞에 섰다.
이재명정부 들어 이어지고 있는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당장 참석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인사를 둘러싼 잡음과 비판 여론을 잠재워야 한다. 조직 정비와 수사 역량·독립성 확보뿐만 아니라 당장 결단을 내려야 할 숙제가 쌓이면서 김 청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청장은 화요일인 20일 전엔 배석 여부를 결단할 예정이다. 국무회의는 통상 매주 화요일 열린다. 김 청장은 출근 첫날인 16일엔 중수청의 조기 안착을 강조하며 대응전담팀을 신속히 구성하도록 지시했다. 전담팀은 중수청의 인력과 시설, 시스템 정비를 위해 마련된 일종의 태스크포스(TF)다. 김 청장은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15일 임명됐다.
과거 정부들과 달리 이재명정부에선 국정방향 공유를 명분으로 내세워 경찰청장과 검찰총장 등 수사기관의 장들도 국무회의에 배석하도록 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권력 수사를 할 수 있는 수사기관들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침해될 것이란 지적이 들끓었으나,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법상, 그리고 헌법에 의해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김 청장이 임명되기 전엔 전종민 중수청 차장이 직무대행 자격으로 국무회의에 배석했다. 그러나 중수청 안팎에선 김 청장이 대행과는 상징성이 다를뿐더러, 인사청문 과정에서 중수청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무회의 참석에 대한 소신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수청 관계자는 “김 청장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결정하시지 않겠나”라며 “현재로선 어떻게 결정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재명정부 이전까진 수사기관이나 소추기관의 장을 국무회의에 참석시키지 않았는데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 과정에서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으로 국민적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배석을 요구하는 건 사실상 수사 지휘이자 위헌·위법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중수청의 인사난맥 해결도 김 청장의 당면 과제로 꼽힌다.
가뜩이나 정원의 66% 수준으로 출범한 상황에서 수사관으로 임용된 이들의 감찰 이력이 뒤늦게 드러나거나 경력·특기와 맞지 않는 보직 배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의 전신인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소속 6급 수사관에서 중수청으로 옮긴 A씨의 경우가 특히 논란이 되고 있다. A씨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중수청이 신설되기 전인 지난달 추석 연휴 직후 동료 수사관들과 함께 CJ그룹 계열사의 한 검찰 수사관 출신 임원 등과 저녁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A씨 등은 10만원 상당의 올리브영 상품권을 받았는데, 일부 수사관이 이튿날 서울중앙지검에 자진신고하면서 감찰이 시작됐다. A씨는 감찰을 받던 중 중수청 특례임용에 최종 합격해 서울지방중수청에서 기업 담합 사건을 수사하는 부서의 팀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청은 A씨가 검찰 근무 당시 감찰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중수청이 요청할 경우 A씨 등 중수청으로 전직한 직원들의 감찰 진행 상황을 공유할 방침이다. 감찰 결과 등에 따라 전직한 직원들이 직무배제되거나 정도가 심할 경우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수청 임용에서 과거 검찰 근무 당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에 참여했거나 범죄정보 수집을 맡았던 수사관들이 탈락한 반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았던 수사관은 합격해 근무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중수청은 대장동 의혹 수사나 범죄정보 수집 등 특정 분야를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임용에서 탈락된 건 아니란 입장이다.
수사관들이 경력·특기와 무관한 부서에 배치돼 인사기준이 불분명하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일부 지방중수청이 자체적으로 인력 배치를 조정하려다 본청의 제지를 받는 등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중수청은 출범 16일만에 첫 피의자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서울지방중수청 마약수사국은 전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동남아시아 한 국가 국적 A씨 긴급 체포해 인천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날 오후 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A씨는 해외에서 대마 2.5㎏를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중수청 수사 대상은 부패·경제·마약·국가보호·사이버·방위산업 6개 중대범죄와 법왜곡죄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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