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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구속 땐 전쟁” vs “내란 우두머리 사형”…폭염 속 집회에 실신까지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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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09 17:07:43 수정 : 2025-07-09 18:25:45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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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 갈림길에 섰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주위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재구속 땐 전쟁”이라며 과격한 발언을 쏟아냈고, 구속 찬성 측은 “내란 우두머리 사형”이라는 구호로 맞섰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로 촉발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질까 삼엄한 경비 태세를 유지했다.

9일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동문에 시위대가 모여 있다. 소진영 기자

9일 오후 1시 무렵부터 보수성향 단체인 신자유연대 등은 법원 앞 삼거리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정곡빌딩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지지자 수십명은 ‘윤석열 영장 기각’, ‘사법 수호 법치 수호’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재명 구속”을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에 1000여명이 모였다고 비공식 추산했다.

 

이날 법원 앞에선 경찰차로 만든 벽을 사이에 두고 윤 전 대통령 구속 찬반 진영의 구호가 뒤섞였다. 정곡 빌딩 서관 앞 진보성향 단체의 집회에선 유튜버와 시민 30여명이 모여 “내란 우두머리 사형”, “윤석열 감옥에서 죽어라”고 소리쳤다. 양측 모두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큰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서울의 이날 낮 최고기온은 37도를 기록했는데 시위 참석자들은 양산과 ‘구속 영장 기각’, ‘이재명을 재판하라’는 손팻말을 함께 들었다. 목에는 ‘윤 어게인’이 적힌 수건을 두르고 흐르는 땀을 닦았다. 지지자들이 더위를 식히려고 집회 장소 인근 건물 입구에 자리를 잡아 통행이 어려워지자 일부 건물 관리인이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 시위 참석자 1명이 법원 경내에서 온열질환으로 실신해 치료를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 한 차례 윤 전 대통령의 구속과 석방을 경험한 지지자들은 한층 더 격앙된 모습이었다. 머리에 ‘이재명 구속’이라고 쓰인 빨간 머리 띠를 두르고 법원삼거리에서 태극기를 흔들던 한 중년 여성은 소리내어 오열했고, 또다른 지지자는 “재구속 때는 전쟁이다”라고 소리쳤다. 50대 여성 오모씨는 “다시 구속되시면 어떡하나 걱정돼 잠도 설쳤다”며 “구속 영장이 나오면 가슴이 찢어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10분쯤 윤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법원 안으로 들어서자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일부 지지자들의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연호가 10분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후 2시20분쯤 영장실질심사를 시작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설치된 차벽 옆으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중앙지법 일대에 기동대 45개 부대의 경력 2700여명을 배치했다. 법원 주변을 지키던 경찰들은 캡사이신 분사기 등을 지참하고 현장 대응에 나섰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법원 곳곳에는 바리케이트가 설치됐고, 경내에 들어가려면 신분증과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했다. 현장에서 만난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 해산 때까지 서초동을 지킬 것”이라며 “재판 연기에 대한 공지가 없었으니 오늘(9일) 밤이나 내일 새벽쯤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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