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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인 줄 알았는데 ‘세계 사망원인 3위’…무심코 넘기기 쉬운 이 병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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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12 14:56:24 수정 : 2026-01-12 15:59:17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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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또는 노화로 오해하기 쉬운 초기 증상
폐 기능 유지가 목표·금연이 치료의 핵심
2026년부터 국가검진에 폐 기능 검사 포함
기침과 가래는 흔히 감기로 오해하기 쉬운 증상이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해질 경우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1. 30대 직장인 A씨는 몇 달 전부터 아침마다 가벼운 기침과 가래가 이어졌다. 숨이 약간 가쁜 느낌도 있었지만, 기침 때문에 목이 상해서 그런 것이라 여기고 넘겼다. 그러다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누런 가래가 생기는 등 증상이 점차 악화됐다. A씨는 단순 감기에 걸린 것이 아니었다.

 

#2. 60대 주부 B씨는 집안일을 하다 숨이 차는 일이 점점 늘었다. 예전보다 평지를 걸을 때도 숨이 가빠졌고, 계단을 오르는 일은 더욱 힘에 부쳤다. 노화와 운동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병원 방문을 미루던 그는 최근 숨쉬기 힘들어 밤에 깨는 일이 잦아졌다.

 

기침과 가래는 흔히 감기로 오해하기 쉬운 증상이다. 가벼운 호흡곤란 역시 ‘노화’나 ‘체력 저하’ 탓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해질 경우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12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폐포와 기도에 만성 염증이 생기면서 폐 조직이 점차 손상되고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숨이 차고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유병률은 약 12%로 높은 편이지만, 질병에 대한 인지도는 2.3%에 그친다.

 

질병 발생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는 탓에 변화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 시점에는 이미 폐 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사례도 적지 않다.

 

박정웅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에 해당하는 질환으로, 악화가 반복될수록 증상과 폐 기능 저하가 누적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악화 예방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은 흡연이다. 간접흡연도 안심할 수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흡연이 주요 원인…2026년부터 국가검진 포함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발병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은 폐포와 기도를 지속적으로 손상시켜 폐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데, 흡연 기간이 길수록 손상이 누적된다.

 

비흡연자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가족 중 흡연자가 있거나 담배 연기에 자주 노출되는 이른바, 간접흡연 환경에서도 발병 위험이 커진다.

 

여기에 미세먼지나 배기가스, 유해 화학물질 등 대기오염 요인과 용접, 금속 가공, 탄광, 농업 등 분진에 노출되는 환경도 주요 위험 인자로 꼽힌다.

 

최근에는 미숙아로 태어났거나 어린 시절 반복적인 폐렴과 천식을 겪어 폐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경우에도 성인이 된 이후 발병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진단의 핵심은 폐 기능 검사(폐활량 검사)다. 이 검사는 폐가 공기를 얼마나 들이마시고 내쉴 수 있는지를 측정해 기도 폐쇄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증상이 거의 없다고 느끼는 환자 중에서도 폐 기능이 정상의 50% 이하로 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올해부터는 국가건강검진에 폐 기능 검사가 포함돼 만 56세와 66세 국민은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흡연 이력이 있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인 검진이 권고된다.

 

숨이 차는 증상이나 기침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가래 색이 짙어지고 양이 늘어날 경우 조기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금연·흡입제 치료 핵심…백신 접종으로 악화 줄여야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폐가 이미 구조적으로 손상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완치가 어렵다.

 

치료의 목표는 증상 악화를 예방하고 조절하며 남아 있는 폐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있다.

 

기관지 확장 흡입제는 치료의 근간으로, 증상 악화는 물론 입원, 사망률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 가지 또는 여러 약제를 병합해 사용한다.

 

비약물 치료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금연이다. 이미 폐 기능이 저하된 경우라도 흡연을 중단하면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호흡 재활, 적절한 영양 관리 역시 삶의 질 유지에 도움이 된다.

 

독감이나 폐렴구균, 백일해,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접종도 중요하다.

 

박 교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활동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숨이 차는 증상이나 기침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가래 색이 짙어지고 양이 늘어날 경우 폐 기능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폐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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